"성경암송학교가 어디에 있나요?" "예, 아산에 있습니다." "아산요? 꽤 멀리 있네요. 왜 서울에 있지 않고?"
서울에 사는 어느 분과의 대화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짧은 대화이지만 이 분의 말에는 인지적 오류가 담겨 있다. 인지적 오류란 사람들이 흔히 겪는 착각이라는 말이다. 첫째로, 여기서 '꽤 멀다'는 말은 자신과의 거리를 말한다. 자신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로부터의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둘째로,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착각이 담겨 있다. 자신이 한국의 수도인 서울에 거주하기 때문에 성경암송학교도 서울에 위치해야 한다는 논리다. 셋째로, 서울만 알고(사실 서울도 다 모른다) 다른 지역을 모르는 단순한 사람이다. 넷째로, 하나님의 역사는 항상 변방(변두리)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서울출신이 없고, 예수님을 비롯한 선지자들의 대부분은 변방 출신이었다.
사람은 이렇듯 예나 지금이나 이러한 인지적 오류를 겪으며 살아간다. 빌립을 통해 예수님을 소개받은 나다나엘은 요한복음 1장 46절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다나엘이 이르되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Nazareth! Can anything good come from there?" Nathanael asked.) '선한 것'이란 영어로 'good'으로 '좋은 것'을 말한다. 즉 나사렛에 무슨 좋은 것이 나오겠냐는 것이다. 나다나엘은 나사렛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마디로 비하했다.
나사렛은 예수님이 유년 시대를 보냈던 지역으로, 갈릴리 호수 남쪽 끝까지의 거리는 약 24km, 지중해까지의 거리는 약 32km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기후가 온화하고 강우량이 충분했으며 땅이 비교적 비옥하여 과일이나 곡식, 채소, 야생화들이 자라기에 적합했다. 또한 프톨레마이스와 데카폴리스를 연결하는 도로 등 무역로나 다른 도로들이 이곳 나사렛 근처를 지나갔다.
하지만 마을 자체가 주요 도로를 끼고 있었던 것이 아니어서 나사렛은 당시 갈릴리 지방에서 경제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주요 지역 가운데에는 속하지 못하였다. 한마디로 말해서 나사렛은 한적한 외딴 곳으로 도시로부터는 빗겨나 있던 지역이었다. 이렇게 나사렛은 지형적인 조건들 때문에 이스라엘의 국가적이고 종교적인 삶에서 중요한 지역으로 주목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다지 관심을 끌만한 지역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나사렛에 좋은 것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나다나엘은 인지적 오류를 갖고 있었다. 즉 나사렛에 대한 편견이다. 나사렛에는 좋은 것이 나올 수 없다는 인지적 오류다. 그러나 예수님은 '나사렛에서 좋은 것이 나온다'라는 것을 보여주셨다. 나사렛에서 세상에서 가장 귀한 예수님이 나오셨기 때문이다. 덕분에 세계 곳곳에 나사렛 대학들이 세워졌다. 사실 우주적인 예수님에게 지역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예수님은 나다나엘을 가리켜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다'라고 말씀하셨다. 다른 사람은 속으로 생각하면서도 말하지 않지만, 나다나엘은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그대로 표현하는 단순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단순한 사람이라는 것은 하나는 알고 둘을 모르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그대로 표현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우리가 메타인지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는 예수님처럼 진리를 가르쳐 줄 수 없지만 메타인지를 공부해서 우리가 흔히 겪는 착각들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에서도 소개했지만 우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 나사렛에서 좋은 것이 나올 수 있는 것처럼 아산에도 좋은 것이 나온다. 아산에 성경암송학교 본부가 있다는 사실도 좋은 일이다. 내가 아는 것이 다가 아니고, 내가 옳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 모두 옳은 것이 아님도 알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겸손이다. 내가 충분히 모를 수 있다는 것, 내가 잘못 알고 있다는 것, 내가 안다고 착각한 것을 인정하는 지혜이다. 그때부터 배움이 시작되고, 세상이 즐거워지고, 내 자신은 매일매일 새롭게 변화되어 가게 될 것이다. 겸손하면 배운다. 그것이 바로 메타인지의 교훈이다.
"일단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어떤 것인지 경험하게 되면 아무 거리낌 없이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시야를 넓히고 가능성과 기회라는 드넓은 영토를 향해 마음을 활짝 열 수 있게 된다."
'메가트렌드'로 유명한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가 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