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가난한 유태인 이민가정에서 태어난 `래리 킹`은 뉴욕 브루클린에 자랐다. 신문배달 우체국 점원등을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다른 어린이들과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었다. 당시 어린이들에겐 이 지역 야구팀인 브루클린다저스(지금의 LA다저스)선수들을 따라다니며 `사인`을 받는게 큰 자랑이었다. 하지만 그는 선수들을 만나면 `사인`을 받는게 아니라 "당신 왜 오늘 번트를 댔느냐"고 물어봐 선수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런 특별한 `호기심`은 그의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마이애미 라디오 방송국에서 바닥청소를 하는 직업으로 시작한 그는 78년 워싱턴 DC에서 미국 최초로 라디오 토크쇼를 할 기회를 얻었다. 청취자가 5백만명이 넘어서자 85년 CNN으로 옮겼고 커버대상도 국제적으로 넓어졌다. 미국의 저명인사는 물론 세계 각국의 대통령과 왕을 불러내서 인터뷰하는 래리 킹은 지금 CNN의 간판스타일뿐 아니라 역사상 가장 인터뷰를 잘하는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호기심`과 `상상력`으로 무장된 유태인 방송인은 래리 킹 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의 뉴스케이블인 CNN에서 래리 킹과 함께 매일 저녁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스타급 앵커인 월프 블리쳐와 아론 브라운이 모두 유태인들이다. 이들의 대선배격으로 국제적인 거물들을 늘 독점 인터뷰해 성가를 날린 미국 방송계의 전설같은 여성 바바라 월터스도 역시 유태인이다.
어렸을때부터 토론문화에 익숙해 말을 잘하는 유태인들. 수천년동안 국가폭력등 거대한 반유태인 세력들의 공격을 받아왔던 사람들이라 폭력에 대한 대항은 물리적인 힘이 아닌 유머가 가미된 언어의 힘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인식하고 있기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문도 신문이지만 `말의 세계`인 방송계는 정말 유태인 천하이다. 미국의 3대 공중파 방송은 ABC, CBS, NBC. 지금은 모두 거대 미디어그룹에 속해있지만 이들은 모두 유태인이 설립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ABC는 레오나드 골든슨, NBC는 데이비드 사노프와 그의 아들 로버트, CBS는 윌리엄 팔리와 로렌드 티쉬. 그러다보니 방송 3사는 늘 최고 경영진에서부터 하급 직원까지 유태인이 주류인 사회가 되고 있다. 특히 말이 생명인 코메디언은 80%이상이 유태인이다.
지난 90년대 인터넷의 발달과 M&A(기업인수합병)의 시대를 거치면서 미국의 미디어와 엔터테인트먼트 업계는 대통합의 시기를 거치게됐다. 방향은 AOL타임워너처럼 미디어의 외형적 틀과 그 내용(컨텐츠)를 모두 함께 갖고 있는 공룡같은 거대회사로 나가는 것이다. AOL타임워너를 비롯 미국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디즈니, 바이아콤, 비벤디유니버셜, 뉴스코퍼레이션등 5대 그룹이 장악하고 있다. 이들 모두 유태인들의 영향력이 간단치 않다.
우선 AOL타임워너는 지난해 퇴임한 `전설적인 보스` 제럴드 레빈 CEO가 유태인이다. 타임워너를 일궜던 그는 AOL과의 합병작업을 진행하면서 타임워너측이 통합회사의 주도권을 잡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이다. 유태인회사인 워너브러더스에 뿌리를 둔 타임워너는 AOL과의 합병을 통해 CNN과 타임지를 비롯 신문 방송 잡지 출판 인터넷등 모든 미디어를 망라하는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했다. 주요 경영진들은 대부분 유태인으로 봐도 과언이 아니다.
2위 업체인 디즈니의 회장겸 CEO도 유태인인 마이클 아이즈너. 디즈니는 84년 아이즈너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터 가정용 만화영화 제작사에서 성인물을 취급하는 회사로 변신했고 ABC방송 최대 스포츠케이블인 ESPN등을 인수했다.
3위회사는 바이아콤(Viacom). 섬너 레드스톤 회장이 유태인이다. 그는 CBS인수를 계기로 회사를 급신장시켰는데 CBS의 최고경영자도 늘 유태인이 맡고 있다. 그래서인지 CBS는 유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채널로 알려지고 있다. 바이아콤은 MTV 니켈로던등들 많은 채널을 갖고 있다.
4위인 비벤디 유니버셜도 주류회사 시그램의 소유자인 유태인 에드가 브롱프만이 인수를 하면서 거대 기업으로 일궜다. 최근 소유권이 프랑스계열로 넘어갔지만 그뿌리와 영향력의 근간에 유태인이 자리잡고 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5위는 뉴스코퍼레이션. 호주계 언론인인 루퍼트 머독이 주인으로 폭스TV 20세기 폭스필림등을 소유하며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다. 머독은 유태인이 아니지만 폭스그룹의 CEO인 피터 체닌을 비롯 뉴욕포스트와 TV가이드등 대부분의 자회사 수장이 유태인이다.
"당신의 신 앞에서 즐거워 하라"는 바이블의 말처럼 유태인에겐 신이 창조한 세계에 살고 있다는 `기쁨`을 즐기는 것이 곧 성스러워지는 길이다. 그런 `기쁨`을 전파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유태인이 많은 것은 그렇게 놀랄일이 아닌 셈이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이 방송등 미디어와 얽히면서 유태인이 미국인들의 정신세계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연스런 결과일 뿐이다. |